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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바이>는 죽음에 대한 영화다. 주인공은 엄청난 돈을 들여 공부해 오케스트라의 첼로니스트가 되지만 오래지 않아 직장이 문을 닫고 만다. 그리고 고향을 찾고 우연히 염습사라는 직업을 얻게 된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소식은 자주 듣지만 죽음을 체험적으로 경험하는 일은 드물다. 사건 사고소식으로만 '들릴' 뿐 남의 집 이야기로만' 구경'할 뿐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알지 못하고 죽음과 멀리 떨어진체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간다. 막상 자신에게 죽음이 가까이 오거나 주변의 죽음소식을 접하고서야 그제서야 죽음이란 두려운 실체를 접하게 된다. 현대 사회는 죽음이라는 것을 일상생활속에서 너무 멀리 밀쳐낸다. 상영회가 끝나고 수다를 나눌때 이야기가 나왔지만 먹거리 문제에 대해서도 생명체의 죽음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체 먹고 살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생명에 한정됨으로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염습사는 시신을 정성껏 닦고 고히 보내드리는 일을 하는 직업이다.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고인을 고히 보내는 작업을 잔잔히 지켜보며 감동을 먹는다. 그 대상의 존재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가 죽고나서야 그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 시신과 관련된 각자의 얽힌 문제들이 염습의 과정을 통해 한 판 굿판을 벌인 것처럼 풀어져 버린다. 죽은이를 고히 보내드리는 일은 그 시신을 위해서라기 보다 그것을 보내는 사람을 위해 중요하다. 님은 떠났지만 그 님이 떠난자리는 굉장히 크고 그 감정을 풀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사람들의 풀리지 않은 이야기와 감정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상실감때문에 오래 오래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 한다. 하얀 머리가 늘어나는 부모님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죽음을 맞게 된다. 애인 못지 않은 깊은 관계를 맺는 반려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다. 어느순간 나에게 죽음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죽음은 우리주위에 널려 있다. 애인은 올해 들어 주위의 지인들의 죽음 소식을 듣고 힘들어 한다.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살펴보는건 내 생을 더 새롭게 살기 위해서 중요하다.
여친이 주변의 죽음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아직 죽음이라는 걸 크게 체험한 적이 없기에 그녀의 상실감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연세가 84세. 아직은 정정하시지만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 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많이 슬퍼 할까. 나와 할머니의 관계는 어떠한가. 나는 할머니의 손에 길러졌지만 어머니나 여동생에겐 할머니의 양육방식이 환영받지 못했다. 손녀보다는 손자를 차별해서 키운 점도 많다는 걸 나이들어서 알게 된다.(동생을 대하는 태도와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다른줄은 알았지만 동생의 마음에 큰 앙금을 남길정도인 줄은 잘 몰랐던 거다.) 어머니 또한 할머니의 자신에 대한 양육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금도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많다. 어머니는 64세의 나이에도 할머니에게 잔소리를 듣는 현실이 싫고 그래서 할머니는 외삼촌집 근처에 혼자 살고 계신다.(할머니가 왜 외삼촌집에 살지 않는가의 문제는 나이차 많이 나고 문화차 많이 나는 외숙모와 할머니간 고부갈등의 이야기가 있다.-숙모는 연변에서 왔고 나보다 나이가 어리시다) 자주 찾아뵈라는 잔소리들을 할테지만 나살기 바빠서 내가 재미있게 사는게 효도라는 핑계로 거의 찾아뵙지 않는다. 작년 겨울에 할머니랑 <오구>라는 연극을 같이 본 적이 있는데 그때 할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준비하고 생각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한번씩 뵙고 절에도 한 번 같이 가면서 할머니에 대한 영상도 아이폰으로 찍어볼까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 할머니에게도 좋은 일일테지만 나에게도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
이별 또한 작은 죽음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 또한 당사자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잘 만나고 잘 보내는 것은 죽음을 준비하는 또 다른 훈련일지도 모른다. 오랜 사귄 연인을 잘 보내는 것.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은 없으리라 본다. 만남과 이별. 죽음. 생을 감사히 그리고 즐겁게 살기위해 안고 가야할 중요한 화두 인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할머니의 죽음. 어머니의 나이듦, 내외하는 관계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오래 오래 찬찬히 생각하고 성찰하고 준비를 해야겠다.
※내외하다
지남씨 블로그 : http://blog.naver.com/buddhkun2 |